줄타기는 줄광대가 어릿광대와 함께 삼현육각의 연주에 맞추어 익살스러운 재담과 춤, 소리, 아니리를 섞어가며 갖가지 잔노릇 (기예)을 벌이는 놀음이다.
마당놀이의 꽃이라 불리는 줄타기는 문헌에 승도 (繩度), 주색 (走索), 색상제 (索上才), 답색희 (沓索戱), 희승 (戱繩), 향희 (恒戱)등으로 나타난다.
줄타기가 언제부터 연행되었는지 정확한 시대는 알 수 없으나 1300여년 전 신라시대로 추정된다. 고구려 (高句麗) 고분벽화 (古墳壁畵)에 창우 (倡優)들의 가무백희 (歌舞百戱)가 보이고
신라 (新羅)의 팔관회 (八關會)에도 창우들의 가무백희가 있었으니 그 속에 줄타기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한다. 팔관회의 전통을 잇는 조선시대 (朝鮮時代) 나레 (儺禮)에 줄타기가 있었다는 것은 조선 성종때의 학자 성 현 (成 俔)이 지은 구나시 (驅儺詩)에 走索還同飛燕輕 (날아가는 제비와 같이 가볍게 줄 위에서 돌아간다)라는 시귀에서 알 수 있다.
줄타기는 팔관회 (八關會), 구나 (驅儺)와 같은 나라의 큰 축제에서 연희되었고 관아 (官衙)나 사가 (私家)의 연향 (宴享)에서도 공연되었으며 민간의 대동제 (大同祭), 단오놀음, 파일 (八日) 같은 마을의 큰 축제에서도 창우의 가무백희 (歌舞百戱)와 함께 공연되었다.
줄타기는 1976년 국가무형문화재 제 58호로 지정되었으며, 초대 인간문화재에 김영철 (金永哲) 명인이 인정되었고, 제 2대에는 명칭이 바뀐 예능보유자로 그의 제자 김대균 (金大均)명인이
2000년 최연소로 인정되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줄타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대령광대 (待令廣大)계열의 ‘광대줄타기’이고, 다른 하나는 유랑예인 (流浪藝人)계열의 ‘뜬광대줄타기’이다.
‘광대줄타기’는 주로 나라의 큰 향연이나 축제에서 연행하였고, ‘뜬광대줄타기’는 유랑예인 집단인 남사당의 여섯마당 중 한 종목으로 민중 속에서 연행하였다.
현재 과천을 중심으로 전통줄타기를 전승하고 있는 ‘광대줄타기’는 2011년 한국의 전통음악과 동작, 상징적인 표현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공연예술로 인간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뛰어난 유산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조선시대 줄타기 명인으로, 줄을 잘 타서 임금님으로부터 이름을 하사 받으셨던 김상봉 (金上峯), 최상천 (崔上天)명인에 이어 김관보 (金官甫), 이봉운 (李鳳雲)명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줄타기 명인들이 예술혼을 불태웠다. 특히 과천 태생 김관보 명인의 문하에는 김봉업 (金奉業), 이정업 (李正業), 임상문 (林尙文), 김영철 (金永哲), 이동안 (李東安), 김광운, 오돌끈, 박명옥, 임명옥, 임명월, 정유색, 전봉선, 한농선 등 당대 최고의 줄광대들이 과천에서 태어나 학습장을 과천으로 하여 줄타기 놀음의 완판인 ‘판줄’을 펼쳤다.
현재 전통줄타기 ‘판줄’은 줄타기의 본향 과천에서 예능보유자 김대균 명인이 여러명의 제자들을 전수교육을 통해 활발하게 전승하고 있다.
전통줄타기 공연형식은 놀이마당 양편에 말뚝을 각각 두 개씩 박고, 작수목을 세우고 줄을 걸쳐 맨 다음 줄 가운데에 고사상을 차린다. 삼현육각 (장구, 북, 당피리, 향피리, 대금. 해금)은 줄 밑에 자리를 깔고 앉아서 연주를 하고 줄광대와 어릿광대는 줄에 오르기 전에 줄고사를 지내고 줄광대는 음악에 맞추어 줄 위에 오른다.
줄광대가 작수목에 오르면 쉬 - 하고 연주를 그치게 하고 갖가지 재담을 하고 어릿광대는 추임새도하고 재담을 받기도 한다.
줄광대는 재담을 섞어가며 중타령, 새타령, 팔선녀타령, 왈자타령 등 갖가지 줄소리를 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며 여러 가지 잔노릇 (기예) 40여 가지를 구사한다.
잔노릇이 끝나면 살판을 벌인다.
살판은 줄 위에 일어서서 뒤로 뛰어올라 몸을 날려 공중회전을 한바퀴 한 다음 줄 위에 앉는 동작으로 매우 위험하여 기량이 뛰어나지 못하면 감히 엄두도 못내는 곡예이다.
그래서 살판을 벌이게 되면 먼저 ‘잘하면 살판이요, 잘못하면 죽을판’이라는 재담을 한바탕 늘어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살판이 끝나면 줄타기가 끝나게 된다.
줄놀음(Tight-rope performance)이란? 줄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즉, 줄광대와 어릿광대, 삼현육각의 연희자가 줄판에서 줄소리와 재담, 잔노릇과 춤을 음악에 맞추어 연행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일부 학자들에 의해 ‘줄놀음’과 ‘줄판’을 구분하지 않고 줄타기로 통칭되어왔다.
줄타기는 (Tight-rope walking) 줄 위를 걷다. 라는 뜻으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인데 이것은 서양의 개념으로 정의한 것으로 서양의 줄 재질이 와이어 줄 (wire rope) 즉 쇠줄이기 때문에 줄의 특성상 줄의 탄력이 없기 때문에 탄력을 이용한 기예보다는 줄 위를 걸으며 중심을 이용한 기예를 관객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시간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의 줄타기는 줄 재질이 면사 (silk rope)이므로 줄의 탄력을 이용한 기예를 구사하기 때문에 기예의 변화가 다양해 관객과 소통하며 줄판에 참여할 수 있는 연희로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놀음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리의 줄타기는 이렇듯 줄광대가 어릿광대와 함께 삼현육각 반주에 맞추어 줄놀음을 하고 여기에 관중이 함께 참여하여 판을 만들어가는 것을 “판줄” 이라 한다.
판줄은 전체적으로 일정한 짜임새를 갖추고 있는 서사적 연행물이다.
판줄의 상대적 개념으로 쓰이는 용어가 “도막줄” 이다.
도막줄은 어릿광대와 줄소리 없이 잔노릇 (동작) 위주로 짧게 연행하는 것을 말한다.
놀음에 있어 판줄 또는 도막줄이 벌어지는 놀이판을 ‘줄판’ 이라 한다.
또한 전통민속예술인 탈춤, 전통 민속 춤, 놀이, 풍물, 소리, 기예등 다양한 놀음이 참여하여 놀이판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판놀음” 이라한다.